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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on

시온

시온 — 로우앵글로 아티스트와 함께 건물이 보이는 사진

시온의 음악은 늘 어딘가 과열되어 있다. 디지코어와 하이퍼팝을 토대로 하니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다. 다만 그 과열 속에서도 서정적인 멜로디는 좀처럼 놓지 않는다. 슈게이즈와 신스팝, 하드코어 테크노까지 거침없이 끌어와 쌓아 올린 소리는, 부서질 듯 날카롭게 치달으면서도 어느 순간 부드럽게 미끄러진다. 소위 '급발진 창법'이라 불린 고유한 보컬 스타일의 「Braindead」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그를 오래 붙든 것은 그러한 바이럴 이후 마주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물음이었다. '자의식'을 뜻하는 네 번째 EP 『eigensinn』(2025)은 그 물음 끝에서 다시 발견한 즐거움을 담아낸 결과물이다. DJ로서 무대에 오르며 활동 반경을 더 넓혀가는 지금, 시온이 이제 또 어디로 미끄러질지 함께 지켜볼 시간이다.

글 | 전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