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pyunsun and the Moments Ensemble
단편선 순간들
회기동 단편선이 기타리스트 박장미, 드러머 박재준, 베이시스트 송현우, 피아니스트 이보람과 함께 2024년 새로이 꾸린 음악 공동체인 단편선 순간들은, 언제나 동물적이다. 표면적으로는 정규 1집 『음악만세』(2024) 등에서 이들이 들려주는 소리에 관한 이야기다. 록의 문법을 따르는 거친 소리와 클래시컬한 건반이 뒤엉키는 와중에, 때로는 포효 같기도 하면서 또 때로는 구슬픈 흐느낌처럼 들리는 단편선의 보컬 조합은 날 것의 에너지를 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음악이 정말로 동물적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은 사실 그 음악에 담긴 이야기를 마주할 때다. 예컨대, 트랙 「음악만세」에서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연설을 샘플링하여, 투쟁의 역사와 노동자의 목소리처럼 잘 전해지지 않는 것들을 처절하게 노래한다. 쉬이 잊히고 배제되는 역사를 향해 온몸으로 노래함으로써, 단편선 순간들은 가장 동물적인 방식으로 가장 인간적인 자리를 지켜낸다.
글 | 전대한
